주어(主語)는 하나님이시고 봉원영 목사 26.02.21.(안)
설교 요약
왜 하나님은 내가 가장 절박할 때 늦으시는 것처럼 느껴질까요? 기도했는데도 상황은 그대로이고, 기다릴 힘마저 소진될 때 우리는 하나님의 시간표를 의심합니다. 그러나 동지가 지나 햇빛이 길어져도 한동안 추위가 깊어지듯, 하나님이 이미 길을 바꾸셨는데 우리의 마음은 아직 온기를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차가움이 하나님의 부재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응답이 없는 시간이 아니라, 응답을 배워가는 시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다니엘의 세 친구를 떠올려 보십시오. 하나님은 그들이 풀무불에 들어가기 전에 모든 위험을 없애주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불 속에서 그들과 함께하셨습니다. 믿음의 중심은 ‘언제 나를 꺼내주실까’가 아니라 ‘이곳에서도 누가 나와 함께하시는가’에 있습니다. 히브리서 11장은 기적적으로 살아난 사람들과 고난 속에 죽어간 사람들을 함께 믿음의 증인으로 기억합니다. 우리의 마지막이 이 땅이 아니라 부활과 하나님 나라에 있기 때문입니다. 늦은 밤, 가족을 응급실로 데려간 한 사람이 끝없는 기다림에 지쳐갑니다. 환자는 많고 의사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그때 간호사가 다가와 혈압과 산소포화도를 확인하며 말합니다. ‘지금 수치는 조금씩 안정되고 있어요. 제가 계속 체크할게요.’ 상황은 그대로였지만 마음은 달라졌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누군가 이미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하나님도 우리의 ‘왜 아직입니까’라는 물음에 ‘내가 여기 있다’는 동행으로 응답하십니다. 이제 내 삶의 문장을 누가 시작하는지 돌아봅시다. 내가 주어가 되어 하나님께 내 계획을 실행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사도행전은 예수께서 시작하신 일을 그분의 사람들이 이어가는 이야기입니다. 하나님이 주어이시라면 우리는 그 뜻에 응답하는 동사로 살아갑니다. 오늘 한 사람을 품고, 한 번 더 기도하며, 정직한 선택을 하고, 용서의 손을 내밀어 보십시오. 믿음은 거창한 성취보다 매일 쌓이는 작은 순종과 동행으로 드러납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밤길에도 함께 걷는 이가 있다면 발걸음은 달라집니다. 하나님보다 앞서 달리려는 마음을 잠시 멈추고, 내 시간표를 그분께 돌려드립시다. 문제의 해결 시점이 우리의 소망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세상 끝날까지 함께하겠다는 약속이 오늘을 견디고 다시 걷게 합니다. 주어는 하나님이십니다. 우리는 그분의 사랑을 살아내는 동사입니다. 그 동행 안에서 오늘의 작은 걸음도 영원한 의미를 얻습니다.
핵심 포인트
- 하나님의 응답이 늦게 느껴지는 시간도 믿음과 인내를 배우는 과정일 수 있다.
- 하나님은 고난을 없애주시는 것만이 아니라 고난 한가운데서 우리와 함께하신다.
- 믿음의 가치는 눈앞의 결과가 아니라 부활과 하나님 나라를 향한 삶의 방향에서 드러난다.
- 하나님이 삶의 주어가 되실 때 우리는 그분의 뜻에 응답하는 동사로 살아간다.
- 기도와 정직, 용서와 사랑의 작은 실천들이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이룬다.
- 내 시간표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임마누엘의 약속을 붙들 때 평강을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