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최지명
화요예배

흑백 예배자

최지명 · 2026년 03월 16일

나의 의를 내려놓고 은혜의 빛으로 나아갑시다

설교 요약

우리는 예배의 자리에서 누구를 드러내고 있는가? 같은 찬송을 부르고 같은 말씀 앞에 고개를 숙여도, 하나님께서 보시는 마음은 전혀 다를 수 있다. 오래 믿었다는 경력과 성실한 봉사가 어느새 나를 높이는 근거가 되지는 않았는가? ‘흑백 예배자’는 타인의 어둠을 판단하기 전에, 내가 밝다고 믿었던 자리부터 돌아보게 한다. 참된 예배는 자신을 증명하는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비 없이는 살 수 없음을 고백하는 시간이다. 성전에 올라간 바리새인과 세리는 서로 다른 것을 붙들었다. 바리새인은 금식과 십일조를 내세우며 다른 사람과 같지 않음을 감사했다. 그러나 그 기도의 중심에는 하나님보다 자신이 있었다. 반면 세리는 멀리 서서 하늘을 바라보지도 못하고 가슴을 치며 간구했다. ‘하나님이여,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예수님께서는 이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받고 돌아갔다고 선언하셨다. 의롭다 하심은 공로의 보상이 아니라, 죄를 인정하고 긍휼을 붙드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은혜다. 베드로도 처음에는 자신의 충성을 확신했다. 모두가 주님을 버려도 자신은 그러지 않겠다고 장담했지만, 두려움 앞에서 세 번이나 예수님을 부인했다. 닭이 울고 주님께서 돌이켜 그를 바라보셨을 때, 베드로는 자신이 얼마나 연약한 사람인지 깨닫고 밖으로 나가 통곡했다. 그러나 실패가 그의 마지막은 아니었다. 부활하신 주님은 갈릴리 바닷가에서 사랑을 물으시고, 무너진 제자에게 다시 양을 돌보는 사명을 맡기셨다. 깨어짐은 버림받음의 증거가 아니라 은혜를 깊이 배우는 자리가 되었다. 이제 우리의 기도를 돌아보자. 누군가보다 낫다는 생각이 떠오를 때 비교를 멈추고, 하나님 앞에 자신의 죄와 부족함을 정직하게 내려놓자. 봉사와 헌신을 인정받기 위한 근거로 삼기보다, 부족한 나를 통해서도 일하시는 주님께 감사하자. 심령이 가난하다는 것은 능력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하나님 없이는 온전히 살아갈 수 없음을 아는 것이다. 오늘의 예배에서 자랑을 줄이고,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진실한 간구를 회복하자. 복음은 강한 사람을 더 강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아니라 무너진 사람을 다시 일으키는 능력이다. 주님은 죄를 자백하는 우리를 용서하고 깨끗하게 하신다. 더 빛나 보이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은혜를 더욱 의지하며 주님께 나아가면 된다. 우리의 어두운 인생 위에 그리스도의 의가 빛으로 입혀질 때, 예배의 자리에는 나의 이름이 아니라 예수님의 이름이 남는다. 그 빛 안에서 우리는 다시 참된 예배자로 설 수 있다.

핵심 포인트

  • 같은 예배의 자리에 있어도 하나님께서는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의 중심을 보신다.
  • 자기 의와 비교를 붙드는 마음은 하나님을 향한 예배를 자신을 드러내는 자리로 바꾼다.
  • 의롭다 하심은 공로의 보상이 아니라 죄를 인정하고 하나님의 자비를 붙드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은혜다.
  • 베드로의 실패처럼 우리의 깨어짐도 주님의 사랑 안에서 회복과 사명의 자리가 될 수 있다.
  • 심령의 가난함은 무능함이 아니라 하나님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진실한 자각이다.
  • 참된 예배는 나의 자랑을 내려놓고 그리스도의 의와 십자가만을 높이는 것이다.
성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