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뻔뻔함
설교 요약
기도를 마치고 일어났는데도 마음에 염려가 그대로 남아 있지는 않습니까? 입술은 익숙한 말을 반복하지만, 정작 영혼은 메말라 있지는 않습니까? 예수님의 기도에는 생명력이 있었고, 기도 후에는 하늘의 빛과 능력이 충만했습니다. 우리에게도 그런 기도가 필요합니다. 의무를 끝내는 기도가 아니라, 사랑할 힘을 얻고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하나님께 나아가는 기도입니다. 누가복음 11장의 한 사람은 한밤중에 친구의 집 문을 두드립니다. 여행 끝에 찾아온 벗을 먹이고 싶지만, 자기 집에는 내어 줄 떡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간구의 시작은 자신의 배고픔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향한 사랑이었습니다. 우리도 먼저 고백해야 합니다. ‘주님, 제게는 이 영혼을 먹일 것이 없습니다.’ 자신의 영적 빈곤을 인정하는 순간, 부족함은 절망의 끝이 아니라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께 나아가는 출발점이 됩니다. 이미 잠든 가족을 깨우는 일이 얼마나 난처한지 알면서도, 그는 물러서지 않습니다. 친구를 굶길 수 없다는 사랑이 체면보다 컸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거룩한 뻔뻔함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귀찮아하는 이웃처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불편해하는 사람조차 간청을 들어준다면, 선하신 하늘 아버지는 얼마나 기꺼이 좋은 것을 주시겠습니까? 끈질긴 기도는 인색한 하나님을 설득하는 일이 아니라, 자비로운 아버지를 신뢰하며 그분의 문을 두드리는 일입니다. 학생들을 위한 성경공부 모임 세 개를 운영해야 하는데 예산은 한 모임 몫밖에 없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며칠을 고민한 끝에 교수들에게 한 사람당 10만 원씩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고, 자신도 함께 헌금했습니다. 개인적인 필요였다면 꺼냈을 부탁이 아니었습니다.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은 마음이 망설임을 넘어선 것입니다.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도 주님의 손에서는 오천 명을 먹이고 열두 광주리가 남는 양식이 되었습니다. 작다는 이유로 움켜쥔 손보다, 나누기 위해 주님께 내미는 손에 새로운 길이 열립니다. 오늘 우리 곁의 지친 가족과 이웃을 떠올려 봅시다. 내 경험만으로 서둘러 위로하기 전에, 그들을 사랑할 마음과 먹일 말씀을 달라고 기도합시다. 응답이 더딘 것 같아도 영혼을 위한 간구를 쉽게 내려놓지 맙시다. 하늘 아버지는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시는 분입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 받아 나누는 사람입니다. 메마른 마음도 은혜의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영혼을 위해, 오늘 다시 아버지의 문을 두드립시다.
핵심 포인트
- 참된 기도는 나의 필요를 넘어 지치고 굶주린 이웃을 살리려는 사랑에서 시작된다.
- 내게 영혼을 먹일 양식이 없음을 인정하는 고백이 하나님을 의지하는 기도의 출발점이다.
- 거룩한 뻔뻔함은 자신의 체면보다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포기하지 않고 간구하는 태도다.
- 하나님은 마지못해 응답하는 분이 아니라 자녀에게 좋은 것을 기꺼이 주시는 선하신 아버지다.
- 작고 부족한 것을 주님께 맡겨 나누려 할 때, 우리의 삶은 은혜가 흘러가는 통로가 된다.
- 이웃에게 사랑과 생명을 나누려면 먼저 성령께서 우리 마음을 채워 주시도록 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