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봉원영
안식일예배

모든 것이 흔들릴 때, 무엇을 붙잡을 것인가?

봉원영 · 2026년 09월 18일

모든 것이 흔들릴 때, 영원한 사랑을 붙잡으세요

설교 요약

내가 하던 일을 더는 할 수 없게 된다면, 사람들이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나는 여전히 소중한 사람일까? 평생 쌓아 온 경력과 재산, 건강과 관계가 흔들릴 때 우리는 묻게 된다. 모든 것이 사라져도 끝까지 남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실패한 사람만의 질문이 아니다. 무엇인가를 이루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마주해야 할 존재의 질문이다. 성경은 우리의 가치를 성과나 능력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그보다 먼저,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다고 선언한다. 하나님의 형상은 은퇴하지 않으며, 병들었다고 사라지지도 않는다. 학개 시대의 초라한 성전을 향해서도 하나님은 더 큰 건물이 아니라 “내가 너희와 함께하노라”는 약속을 주셨다. 삶을 귀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가 이룬 규모가 아니라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이다. 박물관의 두 그림이 이 진실을 묻는다. 자코모 세루티는 어두운 배경 속 죽은 암탉을 세심하게 그렸고, 위베르 로베르는 한때 권력의 상징이었던 궁전이 철거되는 모습을 담았다. 쓸모를 잃은 생명과 영광을 잃은 건물 앞에서 질문이 깊어진다. 여기에 평생 소외된 이들의 존엄을 그려 온 안승윤 장로의 그림이 겹쳐진다. 집 없는 사람이 든 팻말에는 이런 고백이 담겨 있다. “나는 가치 없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저 집이 없을 뿐입니다.” 형편은 존재의 가치를 결정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가치를 증명하려 애쓰기보다 이미 사랑받은 사람으로 성실하게 살아가자. 예수님이 바디메오와 삭개오, 혈루증 앓던 여인 앞에서 멈추셨듯, 우리도 사람들이 지나치는 한 사람 앞에 멈추자. 그의 이야기를 듣고 존엄을 존중하자. 직책을 맡되 그것을 정체성으로 삼지 말고, 열심히 일하되 성취를 하나님 자리에 놓지 말자. 사랑받기 위해 섬기는 것이 아니라 사랑받았기에 섬기는 삶으로 나아가자. 우리가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받은 나라가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모든 것이 무너진 듯했던 십자가에서 구원이 이루어졌고, 죽음 너머 부활의 생명이 드러났다. 우리의 기초는 인간의 힘이 아니라 영원하신 하나님께 있다. 건강이 약해지고 이름 앞의 직함이 사라져도 이 고백은 남는다. 나는 하나님의 형상이며, 그리스도께서 생명을 내어주실 만큼 사랑하신 사람이다. 흔들리는 오늘에도 돌아갈 곳이 있는 우리는, 다시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다.

핵심 포인트

  • 인간의 가치는 무엇을 이루었는지가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았다는 사실에서 시작된다.
  • 우리의 형편과 기능은 달라져도 하나님 앞에서의 존엄은 사라지지 않는다.
  • 삶의 흔들림은 성취와 직책이 우리의 참된 정체성이 아님을 드러낸다.
  • 우리가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강해서가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하나님 나라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 십자가는 실패처럼 보이는 자리에서 생명과 구원을 이루신 하나님 나라의 역설을 보여준다.
  • 이미 사랑받은 사람답게 성실히 살아가며, 모두가 지나치는 한 사람 앞에 멈추어 그의 존엄을 존중하자.
성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