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강민승
화요예배

숨길 수 없는 긍휼

강민승 · 2026년 03월 30일

우리를 붙드시는 숨길 수 없는 긍휼을 바라보세요

설교 요약

우리는 무엇 때문에 지금까지 믿음의 자리를 지켜 왔을까요? 포기하지 않는 의지와 뜨거운 열심 때문일까요, 아니면 떠나려 해도 지울 수 없었던 주님의 사랑 때문일까요? 기도에 응답이 없고 하나님마저 멀게 느껴질 때, 우리는 쉽게 자신의 믿음을 탓합니다. 그러나 가나안 여인의 이야기는 우리의 끈기보다 먼저 바라보아야 할 것이 있다고 말합니다. 바로 우리를 향한 그리스도의 숨길 수 없는 긍휼입니다. 딸의 고통을 안고 찾아온 여인은 예수님을 향해 외칩니다. “주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돌아오는 침묵과 자녀의 떡을 개들에게 줄 수 없다는 말씀은 차갑게 느껴집니다. 그런데도 여인은 물러서지 않습니다. 단지 여기밖에 갈 곳이 없어 버틴 것이 아닙니다. 표면적인 거절 너머에 자신을 외면하지 않으시는 사랑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 사랑을 알아본 사람에게 침묵은 관계의 끝이 아니었습니다. 사탕을 손에 쥔 장로님이 어린아이에게 말합니다. “오늘은 사탕 없어. 너 안 줄 거야.” 하지만 손가락 사이로 보이는 사탕을 발견한 아이는 생글생글 웃으며 더 가까이 다가갑니다. 밥을 먹지 않는 아들에게 어머니가 반찬 뚜껑을 닫으며 “이제 먹지 마”라고 말해도, 아들은 다시 뚜껑을 열며 밥을 달라고 합니다. 말 너머에 자신을 먹이고 싶은 어머니의 마음이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관계 안에서 사랑을 아는 사람은 쉽게 돌아서지 않습니다. “개들도 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여인의 시선은 모욕적인 표현이나 작은 부스러기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녀가 붙든 것은 ‘주인’이었습니다. 주님께 속할 수 있다면, 그분의 돌보심 안에 머물 수 있다면 충분했습니다. 오늘 우리의 기도도 원하는 것을 얻어 내는 씨름에서 주님과의 관계를 신뢰하는 고백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응답이 더디다고 느껴지는 순간에도 말씀 앞에 머물며 고백해 보십시오. “주님, 당신은 나의 주인이십니다.” “여자여, 네 믿음이 크도다.” 이 말씀은 강한 의지로 사랑을 얻어 낸 사람에게 주는 상이 아닙니다. 먼저 다가온 긍휼을 알아보고 의지한 믿음에 대한 응답입니다. 여기까지 우리를 붙든 것은 대단한 결심이 아니라 한량없는 은혜입니다. 지치고 흔들리는 오늘도 주님은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그 사랑을 다시 바라보십시오. 숨길 수 없는 긍휼이 우리를 더 깊은 신뢰와 친밀한 관계로 부르고 있습니다.

핵심 포인트

  • 믿음을 지탱하는 힘은 우리의 끈기보다 먼저 다가오는 그리스도의 긍휼이다.
  • 표면적인 침묵과 거절 너머에서도 주님의 사랑을 신뢰할 수 있다.
  • 가나안 여인의 믿음은 모욕이나 부스러기가 아니라 자신의 주인이 되시는 예수님을 바라보았다.
  • 주님과의 친밀한 관계는 흔들리는 순간에도 다시 그분께 나아가게 한다.
  • 기도는 원하는 것을 얻어 내는 씨름을 넘어 주님의 돌보심에 자신을 맡기는 고백이다.
  • 우리를 여기까지 붙드신 은혜를 기억하며 날마다 주님의 주인 되심을 고백하자.
성경